*징그러울 수도 있는 사진 나옴*
*티눈 제거한 날 하루 일기라 스압*
*사진은 아래쪽에 나옴*
!경고!
발바닥 사진 나옴.
사진만 봐도 발냄새가 날 것 같다면
미리 코를 막고 읽어주세요.
자기 몸은 자기가 챙기기!(라고 티눈을 애지중지 거대하게 키운 자가 말했다)
그리고 발바닥이라 좀 더럽습니다.
정말 더러우니 못 참으시겠다면
미리 눈을 감고 읽어주세요.
[티눈 일기]
6. 마지막 반전: 티눈+사마귀였다
(티눈 피부과, 마취주사, 레이저)
결국 이렇게 티눈을 키워서
병원에 갔다.
그냥 가까운 피부과 갔음.
의사선생님이 친절하셔서
그래도 마음은 편했다..^^..
진료실 들어가서
의사선생님: 어디가 안 좋으세요?
나: 발바닥에 티눈..나가지고요
의사선생님: 아~ 봅시다
발바닥 보여드리니까
일어서서 슥 보시고는
"아 사마귀네요~"
나: (대반전에 대충격)
? 아? 사마귀...아...티눈..?
아니...?(당황스러워서 말 삼킴)
의사선생님: 사마귀네요~ 주위로 티눈도 있고
(? 사마귀+티눈? 이 말씀 아직도 이해 못함
어쨌든 아프게 생겼다는 말씀을 하신 거겠지...)
염증이 좀 생겨서 아프겠네요~
나: 네..아파요
의사선생님:
좀 커서 한 번으로는 안 되고 몇 번 오셔야 돼요!
(난 망했다고 생각했던 게 맞다고 확신하기 시작)
바로 티눈+사마귀에
마취크림 바르고
두려움에 떨며 앉아서 몇 분을 보낸 후
침대라고 해야 할지 여튼 거기에
엎드렸다......
후덜덜
내 티눈이 어떻게 떨어져나가는지
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없다는 것은 약간 슬펐음
병원 다녀온 후기들 보면
정말 아파요
지옥의 아픔
치과보다 아파요
소리만 지르다 왔어요
등등
아파요 × 100000000 강조라서
시작도 안 했지만
두려움은 어쩔 수 없었음...^^후하
뭐 할거라고 설명을 해주셨었는지 어쨌는지 기억도 안 난다.
그냥 첫 마취주사 놓으시기 전에
"아파요~"
하신 것만 기억.
그리고 진짜 아팠던 기억
ㅎ
ㅎ
진짜 아픔ㅋㅋㅌㅋㅋㅋㅋㅋㅋㅋㅋ
다행히도 소리는 안 질렀다.
읍!소리 삼키기 + 오만상으로 몇 초 버티고
마취주사 2 등장
"아파요~(친절)"
윽!소리 삼키기 + 인상 반복 + 식은땀
주사 맞을 때부터 식은땀 엄청 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프긴 아픔ㅋㅋㅋㅋㅋㅋ
그리고 조금 후에 마취주사 3 맞았는데
레이저 하다 맞았던가 어쨌던가 기억이 안 난다.
어쨌든 기억 잘 안 날 정도로 정신이 혼미했던 건 확실함.
마취주사 세 개에 대한 개인적 의견:
사랑니 뺄 때 입천장에 맞은 마취주사
(=내 인생 최고 아팠던 주사)보다는 덜 아팠다.
하지만 식은땀 날 만큼 아픈 건 맞음.
입천장 주사의 고통이 10이었다면
이번 마취주사는 7.5정도 되겠습니다
이후 레이저로 지졌다.
"아프면 말씀하세요" 하셨는데
꼭 이 말씀하시면 잠시
오..뜨뜻..?하다가
따끔!함
그래서
윽 아파요
하면 1초 멈췄다가
다시 하시다가
아프면 말씀하세요~ -> 오..따뜻하다.. -> 따끔
뒤로 갈수록 따끔할 때 발을 움직여버려서
나중에 간호사분이 발목 잡아주심...ㅎ.. 죄송
아니 사실 레이저는 아픈 포인트가 별로 없었는데
주사가 아파서였는지
갑자기 더 아플까봐 무서워서였는지
식은땀이 너무 나서
자체적으로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해
발에 집중하지 않고
다른 생각을 해보려고 함.
근데 레이저 하느라
치료실 온 천지에 그 지지는 냄새..
그니까 오징어 굽는 냄새가 진동해서
내가 되뇌였던 말은
오징어~ 맛있는 오징어~ 굽는다
휴게소 오징어~ 핵맛~
휴게소~ 오징어 냄새~(따끔)
(평소에 오징어 별로 자주 안 먹는데 어이없음)
오징ㅇ어~냄새~ (갈수록 그냥 짜증)
..대략 이런 것이었음
엎드려서 처절히 오징어 생각하며 땀 흘리는 나의 모습이란 정말 가관이었을 것 같다...
어쨌든 그러다가
"꿰매야 해서 조금 따끔할 수 있는데
참으세요~"
그러셔서
네~
라고 대답하면서 아니 꼬매는 거였음?!엥?하고
혼자 속으로 엄청 놀람 ㅎ...
티눈 덕분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살도 꼬매봄..
몇 바늘 꼬매는건지를 몰라서
바늘 계속 들어갔다 나갔다 하는데
오 이게 마지막인가?
오 이게 마지막 한 방인가?
몇 번 반복하면서 인상 찌푸리고 겨우겨우 끝남.
정답은 세 바늘이었습니다.
마무리는
거즈인지 솜인지 대고
반창고?테이프?로 몇번 칭칭 둘러주심
이렇게
겨우 끝나고 나가는데
발 내리니까 영 아파서
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서
어기적어기적 나가려는데
간호사분께서
"이제 걸으셔도 돼요~"하셔서
넵 이라고 대답을 했지만
이때부터 그냥 엄청나게 아프기 시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
네?못 걷겠는데요?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냥 일단 너무 아파서 얼굴로만 감정을 표현했다...
진심
마취주사가 상상보다는 그래도 약간 덜 아팠다고 좋아하고 있을 일이 아니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
오만상 쓰면서 겨우 결제하고
약국 내려가는데 오오오오오오ㅗ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진 짜 아 팠 다
겨우 겨우 약국 기어가서
약 받는데
원래 학교까지 걸어가면 넉넉하게 10분인데
각을 재보니 이 상태로 기어가면 약 30분이 걸리겠다는 계산이 나옴
학교에 있는 친구한테 SOS 침
보건실에 목발 있는지 좀 알아봐달라고 부탁함
에이 이거 하나 했다고 목발까지ㅎ라고 할 일이 아니었음
목발은 잘 못 걷게 생긴 사람 하라고 있는 거고
나는 잘 못 걷게 생긴 사람이엇음....
호들갑은 이런 때 떨라고 있는 거였다......
보건실엔 목발이 없었슴
그래서 그냥 그대로 학교로 올라가기로 함
발 질질 끌고 10미터 정도를 움직임
소리치고 싶은데 소리칠 대상이 없어서
다른 아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서 소리치며 조금 더 움직여보려다가
빠르게 포기하고 버스 타기로 함
딱 두 정거장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
버스에서 내림
편의점 바깥 의자에 앉아서
보건소 전화함
목발 있음
기숙사 살아서 전입 신고를 안 했으니 난 여기 주민이 아님
하지만 다행히 빌려주신다고 하심
근데 보건소 점심시간이라 시간 안 맞음
감사하다고 하고 끊음
나중에 친구한테 부탁해서 우산 빌려줘가지고
그거 짚고 다니긴 했다
뭐 그래서 하루종일 발 질질 끌고 다녔다는 이야기입니다
티눈+사마귀 레이저 치료로 잃은 것:
1. 티눈+사마귀
2. 내 몸의 수분
티눈+사마귀 레이저 치료로 얻은 것:
1. 살을 꿰매는 경험
2. 진동하는 땀 냄새
3. 친구 우산
4. 보건소 번호
*징그러울 수도 있는 사진*
2019년 2월 21일(치료한 다음날)
병원 가니까 테이프 풀고 밴드 붙여주셨다.
2019년 2월 21일(치료한 다음날)
와! 더이상 나에겐 티눈이 없다!
일단 이렇게 중요한 건 웬만큼 말했네요
티눈과 함께 삶을 누리고 계시는 많은 분들께
저의 티눈 일기를 간략하게 정리해드리자면
저는 티눈+사마귀를
1. 티눈약으로 정성스럽게 키우고 키워서(약 5개월)
2. 병원에서 레이저 치료를 받고
3. 세 바늘 꿰맸습니다.
4. 마취주사는 아플 만큼 아팠습니다.
5. 저는 사실 다 끝나고 나서 아픈 게 주사보다 훨씬 힘들었습니다.
오늘은 아주 일기를 쓰느라 말이 엄청 많았네요
치료 후 나아지는 사진들은 천천히 올려야겠습니다.
빨리 병원 가시길...
!경고!
티눈이 생겨서
"티눈"을 검색해 들어오신 분들 중
"티눈 약을 발랐는데 커지기만 했다"는 분!
당신!
이거 볼 시간에 지금 당장 병원을 가세요.
제발 지금 가주세요... 지금입니다..
(제가 운영하던 네이버 블로그에서 이관한 글입니다.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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