본문 바로가기
경험에서 우러나온 생활정보/티눈 일기

[티눈 일기] 6. 마지막 반전: 티눈+사마귀였다 (티눈 피부과, 마취주사, 레이저)

by 가블핑구 2020. 10. 31.

*징그러울 수도 있는 사진 나옴*

*티눈 제거한 날 하루 일기라 스압*

*사진은 아래쪽에 나옴*

!경고!

발바닥 사진 나옴.

사진만 봐도 발냄새가 날 것 같다면

미리 코를 막고 읽어주세요.

자기 몸은 자기가 챙기기!(라고 티눈을 애지중지 거대하게 키운 자가 말했다)

그리고 발바닥이라 좀 더럽습니다.

정말 더러우니 못 참으시겠다면

미리 눈을 감고 읽어주세요.

 

 

 

[티눈 일기]
6. 마지막 반전: 티눈+사마귀였다
(티눈 피부과, 마취주사, 레이저)

 

 

 

 

결국 이렇게 티눈을 키워서

병원에 갔다.

그냥 가까운 피부과 갔음.

의사선생님이 친절하셔서

그래도 마음은 편했다..^^..

진료실 들어가서

의사선생님: 어디가 안 좋으세요?

나: 발바닥에 티눈..나가지고요

의사선생님: 아~ 봅시다

발바닥 보여드리니까

일어서서 슥 보시고는

"아 사마귀네요~"

나: (대반전에 대충격)

? 아? 사마귀...아...티눈..?

아니...?(당황스러워서 말 삼킴)

의사선생님: 사마귀네요~ 주위로 티눈도 있고

(? 사마귀+티눈? 이 말씀 아직도 이해 못함

어쨌든 아프게 생겼다는 말씀을 하신 거겠지...)

염증이 좀 생겨서 아프겠네요~

나: 네..아파요

의사선생님:

좀 커서 한 번으로는 안 되고 몇 번 오셔야 돼요!

(난 망했다고 생각했던 게 맞다고 확신하기 시작)

바로 티눈+사마귀에

마취크림 바르고

두려움에 떨며 앉아서 몇 분을 보낸 후

침대라고 해야 할지 여튼 거기에

엎드렸다......

후덜덜

 

내 티눈이 어떻게 떨어져나가는지

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없다는 것은 약간 슬펐음

병원 다녀온 후기들 보면

정말 아파요

지옥의 아픔

치과보다 아파요

소리만 지르다 왔어요

등등

아파요 × 100000000 강조라서

시작도 안 했지만

두려움은 어쩔 수 없었음...^^후하

뭐 할거라고 설명을 해주셨었는지 어쨌는지 기억도 안 난다.

그냥 첫 마취주사 놓으시기 전에

"아파요~"

하신 것만 기억.

그리고 진짜 아팠던 기억

진짜 아픔ㅋㅋㅌㅋㅋㅋㅋㅋㅋㅋㅋ

다행히도 소리는 안 질렀다.

읍!소리 삼키기 + 오만상으로 몇 초 버티고

마취주사 2 등장

"아파요~(친절)"

윽!소리 삼키기 + 인상 반복 + 식은땀

주사 맞을 때부터 식은땀 엄청 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프긴 아픔ㅋㅋㅋㅋㅋㅋ

그리고 조금 후에 마취주사 3 맞았는데

레이저 하다 맞았던가 어쨌던가 기억이 안 난다.

어쨌든 기억 잘 안 날 정도로 정신이 혼미했던 건 확실함.

마취주사 세 개에 대한 개인적 의견:

사랑니 뺄 때 입천장에 맞은 마취주사

(=내 인생 최고 아팠던 주사)보다는 덜 아팠다.

하지만 식은땀 날 만큼 아픈 건 맞음.

입천장 주사의 고통이 10이었다면

이번 마취주사는 7.5정도 되겠습니다

 

이후 레이저로 지졌다.

"아프면 말씀하세요" 하셨는데

꼭 이 말씀하시면 잠시

오..뜨뜻..?하다가

따끔!함

그래서

윽 아파요

하면 1초 멈췄다가

다시 하시다가

아프면 말씀하세요~ -> 오..따뜻하다.. -> 따끔

뒤로 갈수록 따끔할 때 발을 움직여버려서

나중에 간호사분이 발목 잡아주심...ㅎ.. 죄송

아니 사실 레이저는 아픈 포인트가 별로 없었는데

주사가 아파서였는지

갑자기 더 아플까봐 무서워서였는지

식은땀이 너무 나서

자체적으로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해

발에 집중하지 않고

다른 생각을 해보려고 함.

근데 레이저 하느라

치료실 온 천지에 그 지지는 냄새..

그니까 오징어 굽는 냄새가 진동해서

내가 되뇌였던 말은

오징어~ 맛있는 오징어~ 굽는다

휴게소 오징어~ 핵맛~

휴게소~ 오징어 냄새~(따끔)

(평소에 오징어 별로 자주 안 먹는데 어이없음)

오징ㅇ어~냄새~ (갈수록 그냥 짜증)

..대략 이런 것이었음

엎드려서 처절히 오징어 생각하며 땀 흘리는 나의 모습이란 정말 가관이었을 것 같다...

어쨌든 그러다가

"꿰매야 해서 조금 따끔할 수 있는데

참으세요~"

그러셔서

네~

라고 대답하면서 아니 꼬매는 거였음?!엥?하고

혼자 속으로 엄청 놀람 ㅎ...

티눈 덕분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살도 꼬매봄..

몇 바늘 꼬매는건지를 몰라서

바늘 계속 들어갔다 나갔다 하는데

오 이게 마지막인가?

오 이게 마지막 한 방인가?

몇 번 반복하면서 인상 찌푸리고 겨우겨우 끝남.

정답은 세 바늘이었습니다.

마무리는

거즈인지 솜인지 대고

반창고?테이프?로 몇번 칭칭 둘러주심

이렇게

겨우 끝나고 나가는데

발 내리니까 영 아파서

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서

어기적어기적 나가려는데

간호사분께서

"이제 걸으셔도 돼요~"하셔서

넵 이라고 대답을 했지만

이때부터 그냥 엄청나게 아프기 시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

네?못 걷겠는데요?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냥 일단 너무 아파서 얼굴로만 감정을 표현했다...

진심

마취주사가 상상보다는 그래도 약간 덜 아팠다고 좋아하고 있을 일이 아니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

오만상 쓰면서 겨우 결제하고

약국 내려가는데 오오오오오오ㅗ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진 짜 아 팠 다

겨우 겨우 약국 기어가서

약 받는데

원래 학교까지 걸어가면 넉넉하게 10분인데

각을 재보니 이 상태로 기어가면 약 30분이 걸리겠다는 계산이 나옴

학교에 있는 친구한테 SOS 침

보건실에 목발 있는지 좀 알아봐달라고 부탁함

에이 이거 하나 했다고 목발까지ㅎ라고 할 일이 아니었음

목발은 잘 못 걷게 생긴 사람 하라고 있는 거고

나는 잘 못 걷게 생긴 사람이엇음....

호들갑은 이런 때 떨라고 있는 거였다......

보건실엔 목발이 없었슴

그래서 그냥 그대로 학교로 올라가기로 함

발 질질 끌고 10미터 정도를 움직임

소리치고 싶은데 소리칠 대상이 없어서

다른 아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서 소리치며 조금 더 움직여보려다가

빠르게 포기하고 버스 타기로 함

딱 두 정거장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

버스에서 내림

편의점 바깥 의자에 앉아서

보건소 전화함

목발 있음

기숙사 살아서 전입 신고를 안 했으니 난 여기 주민이 아님

하지만 다행히 빌려주신다고 하심

근데 보건소 점심시간이라 시간 안 맞음

감사하다고 하고 끊음

나중에 친구한테 부탁해서 우산 빌려줘가지고

그거 짚고 다니긴 했다

뭐 그래서 하루종일 발 질질 끌고 다녔다는 이야기입니다

티눈+사마귀 레이저 치료로 잃은 것:

1. 티눈+사마귀

2. 내 몸의 수분

티눈+사마귀 레이저 치료로 얻은 것:

1. 살을 꿰매는 경험

2. 진동하는 땀 냄새

3. 친구 우산

4. 보건소 번호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​*징그러울 수도 있는 사진*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2019년 2월 21일(치료한 다음날)

병원 가니까 테이프 풀고 밴드 붙여주셨다.

 

2019년 2월 21일(치료한 다음날)

와! 더이상 나에겐 티눈이 없다!

 

일단 이렇게 중요한 건 웬만큼 말했네요

티눈과 함께 삶을 누리고 계시는 많은 분들께

저의 티눈 일기를 간략하게 정리해드리자면

저는 티눈+사마귀를

1. 티눈약으로 정성스럽게 키우고 키워서(약 5개월)

2. 병원에서 레이저 치료를 받고

3. 세 바늘 꿰맸습니다.

4. 마취주사는 아플 만큼 아팠습니다.

5. 저는 사실 다 끝나고 나서 아픈 게 주사보다 훨씬 힘들었습니다.

오늘은 아주 일기를 쓰느라 말이 엄청 많았네요

치료 후 나아지는 사진들은 천천히 올려야겠습니다.

빨리 병원 가시길...

!경고!

티눈이 생겨서

"티눈"을 검색해 들어오신 분들 중

"티눈 약을 발랐는데 커지기만 했다"는 분!

당신!

이거 볼 시간에 지금 당장 병원을 가세요.

제발 지금 가주세요... 지금입니다..​

(제가 운영하던 네이버 블로그에서 이관한 글입니다.)

 

 

 

 

댓글